숫자 표기를 생략하고 체 게바라의 얼굴을 강조해 새긴 시계.
이 시계의 ‘비밀’은 시계판의 뒷면에 있다.
뚜껑처럼 열리는 시계판 뒷면에는
쿠바의 선술집을 배경으로 한 음화가 정밀하게 새겨져 있다.
스위스의 시계 명장 안트완 프레지우소는 극소량의
작품을
수공으로 직접 생산하는 독립 시계 장인인
‘캐비노티에(cavinotiers)’다.
스위스 시계학교, 세계적인 시계 회사 필립 파텍을
거쳐
1981년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계 공방을
운영해온
그는 트루비옹(Tourbillion) 무브먼트를
적용한 시계로 명장 대열에 올랐다.
안트완 프레지우소의 시계에서 가장 두드러진 요소인
트루비옹은 시계의 시간 오차를 보정하는 정교한
시스템이다.
모든 시계는 중력의 변화에 의해 미세한 시간
오차를 갖지만,
트루비옹이 내장된 시계는 스스로 작동하면서 시간
오차를 보정한다.
또한 배터리 없이 손으로 태엽을
감아주면, 일정 시간 동안 스스로 작동한다.
최근 16억 원에 달하는 가격으로 화제가 된 그의
최근작이자 대표작인
트리볼루션(3Volution)은
이 트루비옹이 무려 세 개나 장착된 것.
3중 트루비옹 장치는 놀이터에서 놀이기구를 타며
노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물속을 유영하는 물고기의 지느러미처럼 빠르게 회전하며
시간의 오차를 보정하는 트루비옹은 금속 부품의
조합에 지나지 않는
시계에 살아있는 듯한 생명력을
부여한다.
안트완 프레지우소는 디자인뿐 아니라 정밀한 시계 부품을 직접 세공하고,
조립하는 모든 공정을 직접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데
의의를 둔다.
디자인과 기술력, 장인 정신의 결합물이
바로 그의 시계들인 셈이다.
이 밖에도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 방문을 기념해 제작한 무궁화 모양 시계를 비롯해
특정 시각마다 종소리를 울리는 시계탑의 기술을
손목시계에 응집한
미니 리피터 내장 시계, 나미비아 사막에 떨어진
운석으로 만든 시계 등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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