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진세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유학 중인 한국 초등학생이 중국의 검인정 사회 교과서에 잘못 표기된 한국 관련 표현을 바로잡았다. 이 학생은 해당 출판사에
시정을 요청하는 편지를 냈고, 출판사 측은 즉시 잘못된 부분을 정정했다. 국가 간의 역사 내용 다툼에서는 볼 수 없는 솔직하고 신속한
처리였다.
지난해 3월, 베이징시 다싱(大興)구 싱싱(星星)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이던 이준호(14)군은 사회 교과서 18쪽 하단 석굴암 불상 사진 옆에 '일본 고대의 거대 불상'이란 설명이 붙어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리고 그 다음 페이지 상단의 일본 불상 옆에는 '조선 고대의 석가모니 좌상'이란 설명이 붙어 있었다. 준호 군은 이 같은 오류가 고의적인 것이 아니라 단순한 편집상의 문제란 걸 알 수 있었다. 준호는 엄마(류미앵.45)와 상의 끝에 출판사에 편지를 내기로 결정했다. 당시 준호는 중국에 온 지 불과 6개월을 갓 넘긴 상태였다. 중국어 실력이 변변할 리 없었다. 엄마도 중국어는 능숙하질 못했다. 하지만 더듬거리는 수준의 중국어로 편지를 썼다. "안녕하세요. 나는 중국 다싱구 싱싱 초등학교(전화 602587XX) 6학년에 재학 중인 한국인 이준호입니다. 최근 사회 시간에 고대 인도의 석가모니를 배웠습니다. 이 가운데 두 개의 불상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한국의 석가모니 좌상이고, 다른 하나는 일본의 거대 불상이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불상과 일본의 불상 이름이 바뀌어 있었습니다(인민교육출판사, 사회 책 제6권의 18쪽과 19쪽). 그것은 한국의 중요한 세계문화유산입니다. 나는 출판사가 정확한 명칭을 써주시길 원합니다. 2005년 3월 베이징시 다싱구 위화위앤 1리 이준호(집전화:602409XX)." 6개월 배운 중국어 솜씨치고는 대단한 실력이었다. 편지를 받은 출판사 측은 "사진 설명을 바꾸겠다"고 회답해왔다. 그러나 어머니 류씨는 생각이 좀 달랐다. "'조선'이란 말이 걸렸어요. 조선은 북한을 의미하잖아요. 그래서 '조선'을 '한국'으로 바꿔달라고 다시 부탁했죠" 출판사는 난색을 표했다. 뒤바뀐 사진 설명을 바로잡을 수는 있지만 사진 설명 내용까지는 수정이 곤란하다는 얘기였다. 류씨는 주중 한국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대사관이 적극 중재에 나섰다. 결국 출판사는 사진 설명 가운데 '조선'을 '한국'으로 바꾸는 데 동의했다. 지난 2월 수정된 교과서가 출판됐다. 이 교과서 18쪽에 '한국 고대의 석가모니 좌상'이라는 문구가 분명하게 박혀 있었다. 중학교 1학년이 된 이군은 교과서가 수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뻐요. 보람도 느꼈구요. 그러나 한국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의젓하게 말했다. 이군은 지난달 명문 하이뎬(海淀)외국어실험학교에 중국인 학생과 똑같이 응시해 합격한 뒤 우수반인 실험반에 편성돼 공부하고 있다. 이군의 장래 희망은 우주비행사다. 베이징=진세근 특파원 skjin@joongang.co.kr ▶진세근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fiendskjin/ - 세상과 당신사이- 중앙일보 구독신청 (http://subscribe.joins.com) ⓒ 중앙일보 & Join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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