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올해로 만난 지 3년째에 접어들고 있는 송지은(26세, 회사원) 씨 커플. 남자친구는 한 살이 많은 대학생으로 두 사람은 지난 2년여 동안 사소한 일로 잦은 다툼을 해 왔다. “처음에 오빠는 제 생활의 90%였어요. 제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같이 가주고 챙겨주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자신의 삶에 더 집중하기 시작하더라고요. 툭 하면 친구들과 술 마신다고 전화도 안하고, 받지도 않고, 저와 약속해 놓고 당일에 취소해 버리고. 처음엔 참았어요. 그러다가 한 번은 “도대체 왜 이래! 나랑 한 약속은 약속도 아니야? 게다가 그 약속 깨고 친구들을 만나러 가?”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런데 그의 반응은 참 어이가 없더군요. “미안해. 이제부턴 친구들이랑 안 놀고 너하고만 놀게. 근데 내가 친구들 만나는 게 그렇게 싫어?” 남자친구의 사과 아닌 사과를 받은 지은 씨는 “나의 포인트는 그게 아닌데, 남자친구는 늘 이런 식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한다. 처음 싸운 후 1년이 지났지만 남자친구는 전혀 변하지 않았고, 요즘도 자주 화를 내지만 그는 여전히 당신이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잘 알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 경우 지은 씨가 꼭 알아야 할 것은 1)남자들은 잘 변하지 않는다는 것, 2)남자들은 여자들과 근본적인 사고 체계가 다르므로 말을 해주지 않으면 자신의 어떤 행동에 여자가 화가 났는지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남자는 자신들의 고유 속성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지은 씨가 화난 것이 ‘연락도 안하고 약속도 어긴’ 것 때문이 아니라 ‘여자친구와 안 놀아주었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해석해 버린다. 이럴 땐 소리를 지르며 흥분할 것이 아니라 차분하게 이야기를 해 주어야 한다. 무턱대고 화를 내다 보면 그 역시 ‘뭐 그런 일로 화를 내고 그래?’ 하면서 갈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남자친구와 진지하게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이해시키면 다음부터는 이런 일로 고민하는 경우가 줄어들 것이다.
여자들에게 감정이란 것은 연속적으로 흐르는 것이다. 직장에서 상사에게 한 방 먹거나 친한 친구와 가벼운 다툼을 하는 등 기분 나쁜 일이 있으면 그 일이 하루 종일 당신의 기분과 컨디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남자들은 다르다. 남자는 이전에 어떤 감정의 기복을 겪었다 하더라도 언제든 이 모든 요소들을 잊고 육체적인 흥분에만 집중해 섹스에 전념할 수 있다. 성적으로 흥분된 남자는 아무리 ‘쌩뚱 맞은’ 순간이라도 자신이 흥분되어 있다는 사실을 제어하지 못한다. 심지어 두 사람이 언성을 높이며 싸우고 있는 경우에도, 싸우는 도중 당신의 브래지어 끈이 보인다든가, 상체를 숙이다가 가슴 굴곡이라도 보이게 되면 그는 순간 모든 행동을 멈추고 당신에게 달려들게 된다. 이럴 때의 대처법은 1)그냥 그의 뜻대로 따라주고 화해하는 것, 2)이 상황이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고 생각되면 강하게 대들어 맞서면 된다. 단, “너 변태 아니야?”라는 등의 구체적이고 직설적인 발언은 그에게 상처를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하자.
김정은(25세, 대학원생) 씨는 자신의 남자친구를 ‘진짜 남자’라고 소개한다. 김종국을 연상케 하는 굵은 팔뚝과 떡 벌어진 어깨, 허스키한 목소리까지 영락없는 남자라며 “친구들이 ‘와, 넌 아무리 뚱뚱해져도 남자친구가 번쩍 들어올리겠다’며 저를 부러워하곤 해요. 저 역시 그를 보며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느끼곤 하죠” 라고 말한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그가 농구를 하다 다리가 부러졌다며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며칠 후 병원에 있는 그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보고 싶어. 빨리 와서 나 좀 안아줘’라고 말하는데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죠. 그에게 그런 면이 있을 줄은 몰랐거든요. 그날 따라 어찌나 어리광을 부리던지, 그 커다란 덩치가 너무 귀엽게 느껴졌다니까요.” 정은 씨의 경우처럼 남자들에겐 기본적으로 어린아이처럼 보살핌을 받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다. 이럴 땐 그의 연약한 부분을 잘 받아 주어야 한다. 굳이 애절할 필요도 없고 섹시할 필요도 없다. 힘들게 일하고 퇴근하는 그의 집 앞으로 달려가 맛있는 초밥을 선물한다든가 하는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그에겐 감동이 될 것이다. 엄마처럼 그를 보살피는 게 아니라, 그의 곁에서 그가 자신을 더 잘 챙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 바로 여자친구인 당신이 해야 할 일이다.
내가 돼지냐, 이 바보야! 최근에 살이 좀 불은 것 같아서 남자친구에게 ‘내 몸무게가 어느 정도 되어 보이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남자친구가 내 속셈을 다 안다는 듯이 나의 원래 몸무게보다 5~6kg 덜 나가게 말하는 것이었다. 왠지 모르게 그의 말투에선 괜히 내 기분을 띄워주려고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에게 “화 안 낼 테니까 솔직하게 말해봐”라고 계속 꼬드겼더니 결국 내 진짜 몸무게보다도 5kg을 더 불려서 말하는 거였다. 억울함(?)과 분노가 북받쳐서 전화를 끊어버리고 그날 하루 종일 잠적해 버렸다. -김경미(23세, 대학생) 네가 이렇게 보수적이었을 줄이야… 언젠가 둘이 말다툼을 하고 있을 때였다. 그가 하는 말마다 내가 조금도 지지 않고 대응하자, 기분이 상했는지 갑자기 내게 이러는 것이었다. “여자가 어디서 남자 하는 일에 이래라 저래라야!” 허걱. 그런 말은 드라마에서나 들을 법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들으니 화가 울컥 치밀었다. 평소엔 멀쩡하더니 갑자기 남성우월주의자로 변모한 그의 모습에 정말 확 깨는 느낌이었다. -한계영(27세, 회사원) 흑흑흑, 직업여성과 첫 경험이라니 그와 나는 새내기 때부터 사귄 커플이었다. 사귄 지 일년 정도 후에 그가 군대를 가게 되었고 그가 병장 신분으로 말년 휴가 중이었을 때 우리는 합의 하에 첫날밤을 가지기로 했다. 나도 처음이고 내가 알기로는 그도 처음이라서 모든 게 떨리고 서툴렀다. 그런데 일을 모두 치르고 나서 같이 누워 있는데, 그가 나에게 고백하는 것이었다. “나 사실 처음 아니야. 작년에 한 번 해본 적 있어.” 이럴 수가! 그와 나는 지금 3년째 커플인데! 군대에서 고참과 외박을 나와서 직업여성과 관계를 가졌다고 그는 고백했다. 너무 분하고 화가 났던 나는 결국 그 길로 그와 헤어지고 다시는 보지 않았다. -정민주(25세, 대학원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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