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이 은은하게 여심(旅心)을 흔드는 겨울밤. 도심을 벗어나 풍성한 자유를 만나러 떠나보자. 영종도로 향하는 길에는 독특한 멋이 있다. 강을 지나 들판을 만나고 언덕을 넘어 바다로 향한다. 영종도로 향하는 42.195km의 자유.

 

겨울밤, 자동차, 드라이브 그리고 연인. 액셀러레이터에 발을 올리면 점점이 켜진 가로등이 물결치듯 빠르게 스쳐간다. 활주로처럼 뻥 뚫린 길을 달리다 보면 가슴속까지 밀려드는 속도의 쾌감에 온몸이 짜릿하다.


어둠이 내려앉은 밤, 둘만의 공간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드라이브 뮤직을 감상하며 가을밤의 은밀한 유혹에 빠져보자. 서울에서 1시간 남짓 거리의 영종도. 6~8차선의 공항전용도로는 교통체증이 없고 길이 곧아 야간 드라이브 코스로는 최적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가로등과 화려한 야경은 국내 어느 도로에서도 느낄 수 없는 특별함이 있다. 한강을 지나면 김포평야의 드넓은 들판을 만난다.


바다를 이어주는 영종대교는 야간 조명이 은은하게 배어 있어 그 위용면에서 골든브리지가 부럽지 않을 정도. 서해 바다를 건너 섬에 닿으면 물안개에 싸인 붉은 갯벌이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신비한 느낌을 전해준다.


해안선을 따라 곧게 뻗은 제방도로에는 해당화가 곱게 피어 있어 아름다움을 더하고, 창문을 열면 바다 내음 가득한 향긋한 풍취가 온몸을 감싸온다.대낮처럼 불을 훤히 밝힌 인천국제공항의 야경은 웅장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이렇듯 영종도 가는 길은 사위가 시원하게 뚫려 있어 보기만 해도 상쾌하고 새롭다.


 

 

을왕리해수욕장은 근사한 낙조와 싱싱한 해산물을 즐길 수 있는 곳. 어둠이 내려앉은 해변가 모래사장을 거닐어도 좋고, 바위섬에 앉아 밤파도의 찰싹이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도 좋다.


출출한 배를 채우려면 을왕리 명물인 조개구이가 제격. 로맨틱한 분위기에서 여유 있게 블루상하이 한잔 원한다면 카페 ‘후크’를 찾아보자.


밤바다의 야경에 젖어 둘만의 은밀한 데이트를 즐기려면 을왕리 남쪽의 한적한 해안가가 안성맞춤이다. 잠진도로 향하는 해안가 도로는 소나무숲 사이를 헤쳐가는 운치 있는 드라이브 코스.


잠진도로 연결되는 좁다란 방파제 양쪽으로는 붉은 갯벌이 넓게 퍼져 있어 호쾌하기 그지없다. 잠진도 초입에는 24시간 영업하는 조개구이 포장마차들이 마지막까지 손님들의 발길을 재촉한다.


 

 

Food - ‘을왕 어촌계 조개구이식당’

번개탄불에 석쇠를 얹고 손님이 직접 구워 먹는 조개구이는 을왕리만의 별미. 피조개, 명주조개, 소라, 동죽, 키조개 등 산지에서 잡은 싱싱한 조개를 8가지 이상 맛볼 수 있다.


을왕리해수욕장 끝단에 자리잡은 ‘조개구이식당’은 을왕 어촌계에서 운영, 가격도 싸고 양도 푸짐하다. 싱싱하지 않은 조개는 익은 후에도 입이 벌어지지 않으니 유의.


●032-746-2769 ●조개구이 3만원, 손칼국수 5천원. ●신용카드 불가. ●새벽까지 영업하는 잠진도 초입의 ‘갈매기 조개구이 포장마차’도 인심이 넉넉하다.


 

 

Cafe - 유럽식 테마 카페 ‘후크’

외눈박이 후크 선장의 해적선처럼 꾸며져 있는 테마 카페 ‘후크’. 중세 유럽식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우면서도 아늑하다. 다양한 음료부터 칵테일, 식사까지 즐길 수 있다.


홈페이지 쿠폰 이용시 15% 할인. 032-746-9051 www.thehook.co.kr 을왕리 해변,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절벽 언덕에 자리잡은 전망 좋은 카페 ‘낙조’. 구름 속 낙조를 보기 위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032-746-6775. 거대한 범선 카페 ‘금나와라 뚝딱’은 젊은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Place - 커플을 위한 데이트 코스

단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자 한다면 을왕리해수욕장 남단 끝에 위치한 해안가가 좋다. 김해모텔에서 ‘외딴섬 하우스’ 방면의 샛길로 들어서면 좁다란 산책길이 약 150m 정도 이어진다.


횟집들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을왕리해수욕장과는 대조적으로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선녀바위로 연결되는 방파제와 잠진도로 넘어가는 방파제 길도 한여름밤 드라이브 데이트 코스로 손색이 없다. 인천공항 야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남측 방조제 입구는 놓치지 말아야 할 전망 포인트.


 

 

Motel - 덕교동 ‘해변 리조텔’

을왕리해수욕장 부근에 민박을 개조한 모텔이 있으나 마땅하지 않다. 하룻밤을 쉬어간다면 잠진도에서 을왕리로 들어오는 입구 덕교동에 위치한 해변 리조텔이 가장 무난하다.


연인들을 위한 호텔식 룸, 가족들을 위한 콘도식 룸, 단체 손님을 위한 아파트형 룸 등을 다양하게 꾸며놨다.


건물과 룸이 현대적이고 깨끗하다. 공항 이용 손님에게는 차량 및 주차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일반 룸 3만원, 취사 가능한 콘도 룸 4만원, 아파트형 룸 25평형 10만원(주중) 032-746-0072~5


 

 

Driving Info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측 방조제 길만 이용하지만 한적한 드라이브를 원한다면 북측 방조제를 타고 을왕리를 거쳐 남측 방조제 길로 일주하는 것이 좋다.


영종대교를 건너 첫번째로 만나게 되는 장봉·신도 인터체인지가 출구. 북측 방조제 끝, 1312 부대 표지판에서 좌회전 후 약 3km 정도만 들어가면 바로 을왕리해수욕장으로 연결된다.


길이 좁으니 운전 조심. 고속도로로 진입하기 전 남측 방조제 입구에서 음주 단속이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주로 큰 이정표 밑에는 어김없이 과속감시 카메라가 있으니 각별히 주의.


[조인스닷컴]

 

 

영종도가 뜬다!!

카멜리온 같은.. 그 곳


대체 무엇이, 그리고 또 무엇이 있기에 사람을 끄는 것일까. 2001년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한 뒤 나들이 장소로 세인의 관심을 모으는 영종도 일대(인천시 중구 영종동.용유동). 공항 개항 이후 매립지에 불어온 변화의 바람은 섬 곳곳에 다양한 풍광을 빚어냈다.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키는 공항의 화려한 조명, 해변에 진동하는 조개구이 냄새, 매립지 위에 우뚝 선 신도시, 평범하지만 활기 넘치는 포구의 어시장, 최근 개봉된 영화 '실미도'에서도 다루어진 아픈 역사…. 영종도 일대는 그래서 카멜레온 같다. '십소십색'(十所十色)이라고 할까.


발닿는 곳마다 색다른 표정
살아있는 갯벌, 영종도 동부=
공항이 생기기 전 이 일대의 원래 모습을 섬 동부에서 더듬어 볼 수 있다. 용유도 서부처럼 모래 입자 고운 백사장은 없다. 대신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개흙 천지다. 썰물 때 드러나는 물골의 깊이만도 3~4m다.


무섭기도 하고 푸근하기도 하다. 왜 이 일대 조개가 유명한지 이해가 간다. 갯벌의 모습을 잘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예단포(여단포라고도 함). 그저 평범한 포구다.


관광객도 별로 오지 않는다. 편의시설도 거의 없다. 그래서 오히려 독특하다. 숨겨진 보물 하나. 1천3백년 된 사찰 용궁사다. 영종.용유 일대의 최고봉인 백운산(해발 2백56m) 자락에 있다. 요사채에 흥선 대원군의 친필 현판이 걸려 있다.


삶의 활기가 넘치는 포구=섬은 배를 타고 들어가야 제맛. 영종도도 그렇다. 인천 월미 선착장(032-762-8880)에서 배를 타면 섬 동쪽 끝 구읍배터에 닿는다. 영종대교가 뚫리기 전까지 영종도.용유도의 관문 역할을 했던 곳이다. 일대에서 캐낸 해산물이 이곳에 모여, 해산물을 사가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현지에서 먹을 수도 있다. 4인 가족의 경우 5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배편에 승용차를 싣고 가도 된다. 운전자와 승용차 6천원, 추가 인원 승선료 1천5백원. 동절기의 경우 오전 7시~오후 9시에 30분 간격으로 운항한다. 15분 소요. 구읍배터에서 예단포.공항.을왕리행 버스(032-746-4491~2)가 행선지별로 40분~2시간 간격으로 떠난다.


나들이 인파로 붐비는 용유도 해안=공항이 생기기 전부터 원래 유명했다. 용유도 을왕 해수욕장의 경우 1963년에 개장해 86년에 국민관광지로 지정됐을 정도다. 서부 해안은 길이가 6㎞ 남짓. 북에서 남으로 왕산.을왕해수욕장, 선녀바위, 용유.마시란.거잠포 해수욕장, 잠진도 등이 늘어서 있다. 짧은 구간에 해수욕장이 이렇게 다양하니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 용유도 해안은 조개구이가 별미다. 3만원이면 4명이 즐길 수 있다.


우아한 야간 드라이브=공항 일대는 특히 밤에 운치가 있다. 곧게 뻗은 공항 남.북측 방파제 도로의 가로등 불빛은 매혹적이다. 드라이브의 압권은 역시 영종대교(4.42㎞)다. 공항 방향으로 달리다 다리 입구에 있는 영종대교 기념관(032-560-6400)의 옥상 전망대에 오르면 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기념관 내부는 동절기의 경우 오전 9시30분 ~ 오후 5시에 구경할 수 있지만, 전망대는 24시간 연다.


공항 내부도 구경거리다. 출국장(보세구역)이 아니더라도 항공기가 주차, 아니 주기(駐機)하는 장면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여객터미널 4층의 조선호텔 파노라마 라운지(032-743-6789)다. 영업 시간은 오전 7시~오후 9시. 공항 밖에서 공항 야경을 보고 싶다면 자동차를 몰고 공항 전망대로 올라간다. 용유 해변과 마시란 해변 사이의 오성산(1백72m) 기슭에 있다. 전망대 1층의 카페(032-746-0286)에서 스낵.음료수 등도 판매한다. 오전 11시~오후 8시 영업.


드라이브족을 위한 추가 정보. 영종도 내부 구간에서만 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통행료가 없다. 공항고속도로 통행료는 신공항 영업소 통과시 6천4백원, 북인천 영업소 통과시 3천1백원.



아우 섬들도 재미 만점


산행을 즐기는 섬, 무의도=영종도 남쪽 무의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최근 개봉된 영화 '실미도'(주연 설경구)와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천국의 계단'(주연 권상우.최지우) 덕이다. 지척에 있는 무인도인 실미도는 영화 '실미도'의 실제 무대이며 촬영지다(촬영 세트장은 모두 철거되고 현재는 없다). '천국의 계단'에 자주 등장하는 바닷가 별장은 무의도 하나개 해수욕장에 설치된 세트장으로 현재도 남아 있다.


영종도발 무의도행 배(032-751-3354~6.www.muuido.co.kr)는 잠진 선착장에서 탄다. 역시 차를 실을 수 있으며, 비용은 운전자 승선비를 포함해 편도 1만원, 추가 인원 승선비 1천원. 오전 7시~오후 6시에 30분 간격으로 운항하며, 10분 소요. 다만 잠진 선착장과 무의도 사이의 수심이 얕아 간조 때 길게는 네시간 정도 배가 못 다니니 결항 시간을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무의도는 호룡곡산(2백46m)과 국사봉(2백30m), 두 개의 산으로 이뤄져 산을 타며 즐길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도 원점회귀 산행을 피하는 방법이 있다. 인천 연안부두 여객선 터미널에서 무의도 남단 광명 선착장행 여객선 승선(032-887-2891.오전 10시 하루 1회)→광명 선착장에서 식사→산행 시작→호룡곡산→구름다리→국사봉→무의도 북단 큰무리 선착장에서 잠진도행 배 승선→버스편으로 귀가. 3~4시간이면 넉넉히 산행을 마칠 수 있다. 실미도는 바닷물이 빠진 시간대에 무의도 실미 해수욕장에서 출발해 도보로 다녀올 수 있다. 15분이면 실미도에 당도한다.


조각 공원이 있는 모도=영종도 북쪽에는 신도.시도.모도가 있다. 낚시꾼이나 호기심 많은 여행자 정도가 찾는 조용한 섬들이다. 서로 연륙교가 설치돼 있어 일단 들어가면 세 섬을 모두 돌아볼 수 있다. 최근 모도의 강돌 해수욕장에 조각공원이 조성되고 있다. 이미 입소문이 나 조각품을 구경하기 위해 섬에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다.

영종도 북단의 삼목 선착장에서 오전 7시10분~오후 5시10분에 한시간 간격으로 신도행 배(032-884-1864)가 떠난다. 차 싣는 비용은 운전자 승선료를 포함해 1만원, 추가 승선비 1천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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