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국산 미드십 엔진 스포츠카. 프로토 스피라










프로토자동차(이하 프로토)는 지난 4월 28일 서울모터쇼 프레스데이 행사장에서 미드십 스포츠카 스피라의 시판형 모델을 발표했다. 스피라는 지난 1999년부터 개발이 시작된 프로토의 독자개발 모델로, 2001년 PS-Ⅱ라는 이름으로 첫선을 보이고 2002년 서울모터쇼에 완성차 프로토타입이 공개된 바 있다. 개발이 시작된 지 6년 만에 일반 판매를 위한 공식적인 시판형 차를 내놓은 것이다.

개발시작 6년 만에 시판형 차 선보여

프로토는 지난 1997년에 설립되어 컨셉트카 및 전기차 등의 선행 모델 및 프로토타입 개발, 개조모델 제작, 디자인 및 모델링 작업을 해 온 자동차 디자인 및 설계전문 용역업체다. 1998년 현대 티뷰론의 디자인을 바꾼 RT-X를 주문생산한 것에 이어 1999년에는 기아 엘란을 개조한 4인승 쿠페를 내놓는 등 완성차 수준의 개조차를 선보이기도 했다. PS-Ⅱ로 완성차 생산의 의지를 표현한 프로토는 2003년 우리나라 여섯 번째 자동차 메이커로 등록되었다.

스피라는 프로토의 공식적인 첫 완성차일 뿐 아니라 국내에서 설계와 제작이 이루어지는 첫 미드십 엔진 스포츠카이기도 하다. 소량생산을 전제로 하는 소규모 메이커인 만큼 일반적인 국산 양산차들과는 다른 차원의 차를 만든 것이다. 특히 디자인에서 섀시 설계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작업을 프로토에서 독자적으로 했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

스피라의 디자인과 설계는 PS-Ⅱ와 프로토타입을 거치면서 세부적으로는 꾸준히 바뀌어 왔지만 기본적인 구성에는 큰 변화가 없다. 차체 크기는 길이×너비×높이가 4천317×1천928×1천184mm로 PS-Ⅱ보다 95mm 길어지고 9mm 높아졌으며, 너비는 2mm 줄어들었다. 늘어난 길이의 대부분은 휠베이스에 의한 것이다. 휠베이스는 프로토타입의 2천580mm보다 80mm 늘어난 2천660mm로, 실내의 거주성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눈에 띄는 가장 큰 변화는 앞뒤 램프 부분에서 찾을 수 있는데, 프로토타입에서 투명 커버를 씌웠던 헤드램프가 양산형에서는 원통형 반사경을 노출시키고 주변에 곡선을 더한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테일램프도 마찬가지로 뒷면과 옆면이 만나는 부분을 매끈하게 다듬은 뒤 램프를 노출시켰다. 옆모습은 프로토타입과 거의 비슷하다. 실내 디자인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PS-Ⅱ는 곡선 위주의 디자인이었지만 양산형은 겉모습과 조화를 이루도록 직선 위주로 바뀌고 계기 배치도 달라졌다. 엔진은 당초 현대의 2.0X 베타 엔진에 터보를 얹은 것과 2.7X 델타 엔진에 수퍼차저를 얹은 것을 함께 고려했고 테스트까지 거쳤다. 그러나 목표고객의 성향과 제품의 시장성, 그리고 브랜드 인지도와 상징성 등을 복합적으로 평가한 후 엔진을 결정했다. 모터쇼를 통해 선보인 모델은 포드의 V8 4.6X 320마력 엔진을 얹은 것이다.


V8 4.6X 엔진 얹어 최고시속 305km 내

스피라에 얹은 V8 4.6X 엔진은 세계 최고속 스포츠카로 알려진 코닉세그(Koenigsegg) CC/CCR은 물론 페이노즈 에스페란테(Panoz Esperante), 데토마소 구아라(DeTomaso Guara) 등 다양한 소량생산 스포츠카에도 쓰이고 있다. 포드 엔진의 장점은 비교적 값이 싸고, 이미 미국을 중심으로 널리 쓰이고 있기 때문에 부품수급이 원활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또한 현재 포드 엔진용으로 팔리고 있는 다양한 튜닝부품을 이용해 성능을 한층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 공식적인 성능자료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프로토는 더 높은 수준의 성능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선택장비로 수퍼차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변속기는 독일 게트락(Getrag)의 수동 6단으로, 엔진과 함께 뒷바퀴 앞에 놓여 뒷바퀴를 굴리는 전형적인 미드십 구동계를 갖추고 있다. 이와 함께 독자개발한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과 카본 파이버 보디로 차체 무게를 줄여 앞뒤 무게를 45: 55로 배분했다. 성능은 0→시속 100km 가속 4.4초, 최고시속 305km에 이른다.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더블위시본으로 주행성능을 높이기 위해 높이조절식 코일오버 쇼크 업소버를 달았다. 브레이크는 브렘보 제품을 썼다. 속도감응식 파워 스티어링과 TCS, 듀얼 에어백 등의 장비도 갖춰 운전의 편의성과 주행안정성 확보에도 신경을 썼다.

여러 부품들은 부분적으로 외주업체에서 제작되기도 하지만 최종조립과 마무리는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프로토 엔지니어링 센터 내 생산시설에서 이루어진다. 하루 최대생산능력은 30대로 알려졌다. 판매는 최근 설립된 프로토자동차판매(주)를 통해 이루어지고, 이번 서울모터쇼를 시작으로 공식적인 예약을 받기 시작해 올 연말쯤부터 고객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수요를 고려해 수출에 더 큰 비중을 둘 것으로 보인다.

< 출처 - (주)카라이프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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