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네 성적에 잠이 오냐?’‘쟤 깨워라’,‘재수 없다’,‘대학가서 미팅할래, 공장가서 미싱할래?,‘30분 더 공부하면 남편 직업이(마누라 몸매가) 달라진다’.

교육인적자원부가 비교육적인 학교 급훈들로 소개한 것들이다. 대부분 대학입시에 내몰린 고3생들의 현 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교육부는 17일 특정계층을 비하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는 급훈은 비교육적이라며 전국 시·도 교육청에서 장학지도를 통해 이러한 급훈들은 해당 학교장들이 재검토할 수 있도록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국 시·도 교육청은 이같은 문제 소지가 있는 급훈들에 대한 사례를 수집한 뒤 학부모, 교사 등이 참여한 가운데 교육적 검토를 거쳐 반사회적인 급훈은 개선하도록 지도하게 된다.



예전의 급훈들은 ‘근면·성실’,‘약속을 잘 지키자’,‘하면 된다’ 등 명언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학입시에 찌들린 학생들의 마음을 드러내는 파격적인 급훈들이 등장하고 있다. ‘칠판은 섹시한 남자다’‘포기란 배추를 셀 때나 하는 말이다’‘오늘 흘린 침은 내일 흘릴 눈물’ 등은 애교로 봐줄 만한 급훈.‘끝없는 연습만이 살길이다 10시간:서울대 8시간:연대 7시간:이대’라는 급훈과 같은 대학 서열화를 암시하는 것도 있다.

교육부는 독특한 급훈이 가지는 교육적 의의가 전혀 없다고 볼 수 없지만 특정 직업이나 노동을 천대하는 표현 등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학생들에게 그릇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석언 교육연구사는 “학생들이 얼마나 힘들면 이렇게까지 할까 생각되는 측면도 있다. ”면서 “반사회적인 급훈들은 개선하되 액자만 바꾼다고 해서 마음 속 가치관까지 바꾸기는 어려운 만큼 학생들의 심정을 헤아리고 선도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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