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마시며



친구가 선물로 보내준 차를 마시려다
깨알같이 적힌 설명문을 읽어 봅니다.


"그대가 늘 친절하고 ,자비롭고
협조적이며 말에 진실하다면
천사의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하마터면 놓칠 뻔한 이 말을
몇 번이고 되새기며
나는 천사가 될 궁리를 합니다.
이 세상 사람들 모두가
천사가 되는 꿈을 꿉니다.


날개 없이도 마음먹으면
천사가 될 수 있어 기쁘다고
가슴속에선 자꾸 웃음이 차오르고
'차를 마시면 마음이 맑아진대
몸에도 좋대. 오래 살아주렴'하는
친구의 다정한 목소리가 찻잔에 내려앉아
꽃으로 피어나는 아침을
기도처럼 마시는 삶의 고마움이여


이해인 산문집 <꽃삽>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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