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종 을사조약 '반대'를 '동의'로 조작
[세계일보 2005.11.15 01:05:15]
1905년 을사조약 체결에 대해 고종이 반대했던 사실을 왜곡, 고종이 협상 타결을 지시한 것으로 조작한 이토 히로부미 당시 일본 특파 대사의 보고서 초안이 공개됐다.일본 조센대(조선대)의 강성은 교수가 2002년 말 일본 국회도서관 헌정자료실서 발견한 초안을 보면, ‘한국 황제는 대체로 이번의 제안에 동의하는 것이 아니고’란 문구에 줄이 그어져 있고 ‘한국 황제는 동의하지 않으면 안 되는 까닭’이라고 고쳐져 있다. 이는 고종이 일본의 을사조약 제안에 반대했다는 사실을 썼다가 나중에 반대 사실을 애매하게 표현했다는 것이 강 교수의 분석이다. 이 초안은 당시 일본 추밀원 서기관장으로 이토의 방한을 수행했던 스즈키 게이로쿠가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초안에는 또 ‘(한국 황제가) 이에 동의하는 편이 오히려 한국 장래의 국시에 따르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은 바와 같이… 당국에 명령해 일본 정부의 제안에 기초해 타협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는 내용도 추가로 씌어 있어 고종이 마치 협상을 지시한 것처럼 조작돼 있다고 강 교수는 덧붙였다. 강 교수는 “가필한 흔적이 뚜렷이 드러난 만큼 고종의 지시로 을사조약 협상이 이뤄졌다는 일부 일본 학자들의 주장은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두원 기자 flyhigh@segye.comⓒ 세계일보&세계닷컴(www.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세계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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