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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법보다는 음악이 좋아요.
가브리엘 야레는 1949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태어나 법학을 전공하려는 야심찬 학생이었다. 그러나 법대를 다니던 시절, 그는 음악에의 꿈을 버리지 못해 20살에 학교를 중퇴하고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하였다. 이 때 그가 주로 한 것은 샹송을 편곡하면서 작곡 수업을 하는 것이었다. 법학을 공부하던 청년이 음악계로 뛰어든다는 것은 1990년대엔 어떻게 찾아볼 수 있는 일인지 몰라도, 1970년대엔 그다지 흔하지 않았다. 히피가 되긴 해도 샹송을 작곡하진 않았을 테니까…. 그래서 사람들은 그에게 과연 그만한 재능이 있을 지 주목하였는데, 놀랍게도 가브리엘 야레의 재능은 치기어린 젊은이의 취미생활 같은 음악 동경이 아니었다. 그가 편곡한 샹송은 프랑소아 하디, 미레이 마티유, 자니 할리데이 등 샹송계의 대스타들이 앞다투어 불렀고, 이런 그에게 핸리 두틸러와 모리스 오하나 같은 유명 작곡가들이 기꺼이 사수가 되겠다고 그를 거두어 준 것이다. 그리하여 편곡에서 마침내 작곡가로 전향하게 된 가브리엘 야레는 1974년부터 영화음악계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2. 고다르, 베닉스 그리고 알트만과 밍겔라에 이르기까지. 가브리엘 야레가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한 것은 장 뤽 고다르와 만나기 시작한 79년부터라고 해야할 것이다. 그는 프랑스 영화계의 젊은 기수였던 고다르를 통해 선율보다는 감정을 중시하고 영화의 러쉬 필름을 보기도 전에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영감 혹은 공감으로 음악을 작곡하는 스타일을 익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1986년 베티와 조르그가 장난처럼 연주하던 피아노 곡 뒤에 전자음악을 깔아 '바람 같은 베티 C'est le vent Betty'를 작곡했으며, 이 곡을 포함해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베티 블루 37˚2 Le matin>(1986)의 영화음악을 발표하였다. <베티 블루 37˚2 Le matin>(1986) 사운드 트랙에 대한 관객과 평단의 반응은 아주 상이해서, 일부는 그에게 거친 야성과 감성이 살아 있는 음악가라고 극찬을 한 반면에 거친만큼 기본이 충실하지 않고 음악적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혹독하게 평한 이도 적지 않았다. 찬사와 비난이 쏟아졌다는 것 자체를 봐도 그렇고, 또 찬사와 비난의 양극화가 심했던 만큼 그의 재능은 남다른 데가 있었는지, 가브리엘 야레는 2년 뒤인 1988년 <까미유 끌로델 Camille Claudel>(1988)로 세자르상을 수상하였다. 그리고 1989년 미국으로 건너가 <로메로 Romero>(1989)의 영화음악을 맡았으며 로버트 알트만의 <빈센트와 테오 Vincent & Theo> (1990), 장 자크 아노의 <연인 L'Amant>(1991)에서도 영화 속 사랑의 변주들을 음악으로 표현하게 된다. 위에 열거된 영화들에서 알 수 있듯이, 가브리엘 야레는 인생과 사랑이 담긴 영화에 상당히 매료되어 있는 듯 하며, 이런 영화가 관객들에게 남기는 지독한 여운이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달콤하면서도 자극적이며 비장한 음악들을 주로 작곡하였다. 그리고 이런 그의 음악에선 오케스트라는 물론 색소폰, 팬플룻 등의 음색을 들을 수도 있으며, 이 악기들의 여운이 길면 길수록 음악이 주는 영화의 감동도 더해짐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작품들로 인해 사람들이 쉽게 '아, 가브리엘 야레는 불 같은 사랑-, 평범하지 않고 피보다 더 붉은 색으로 기억되는 사랑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에 재능이 있구나' 라고 치부해 버릴 때쯤, 그는 놀랍게도 <잉글리쉬 페이션트 English Patient>(1996)의 음악을 들고 영화팬들을 찾아왔다. 가브리엘 야레에게 아카데미 영화음악상의 영예를 안겨준 이 영화는, 그가 그 전에 주로 참가했던 '집착과도 같은 사랑'의 소재를 벗어나 있다. 카메라가 태양의 긴 그림자를 따라 흐르며 유유히 보여주던 사막의 부드러운 모습처럼, 조용히 이어지는 숙명 같은 아름다운 사랑을 그는 아랍풍의 음악과 다양한 재즈 선율들로 표현해 낸 것이다. 다소 젊은 음악(생소한 전자음 혹은 색소폰 같이 자극적이고 감각적인 선율의)을 한다고 여겨졌던 가브리엘 야레가 완벽하게 선율이 중시된 잔잔하고 조용하면서도 감동이 느껴지는 오케스트레이션을 통해 그의 넓은 음악세계를 보여준 것이었다. 이에 <잉글리쉬 페이션트 English Patient>(1996)로 거장의 입지를 굳힌 가브리엘 야레는 <리플리 Talented Mr. Ripley>(1999)를 통해 안소니 밍겔라와 다시 작업하였으며, <뉴욕의 가을 Autumn in New York>(2000)을 통해 그의 화려한 재즈풍 악상들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이국적인 멜로디를 세련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감싸안아 풍부한 관능성이 드러나는 점이 바로 야드의 음악적 매력일 것이다. 광란의 사랑이 '청년기'라고 한다면, 마음 가득 편안하게 서로를 아껴주고 챙겨주는 사랑은 '장년기'라고 볼 수 있을텐데, 이제 50대에 접어든 가브리엘 야레는 청년기와 장년기를 거쳐, 음악으로 사랑이 어떻게 진화하고 발전하는지 보여준 영화음악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빠른 비트와 강렬한 랩 음악들로 이뤄진 옴니버스 앨범이 '판매'를 위한 사운드트랙의 주조를 이루고 있는 요즘, 완숙한 사랑의 연주가- 가브리엘 야레가 다음에 우리에게 선사할 곡은 어떤 것이 될 지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 1996년 골든글로브시상식 음악상 수상 (잉글리쉬 페이션트) <주요작품> 데카메론 (The Decameron) 2006년 |
마이페이퍼 링크 주소 : http://www.aladdin.co.kr/blog/mypaper/6736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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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2005-12-14 07:11] | ||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관명 기자] 장동건 장바이츠 주연의 한중미 합작 '무극'이 제63회 골든글로브 최우수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됐다. 골든글로브상을 주관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는 내년 1월16일 열리는 제63회 골든글로브상의 총 24개 부문 후보작(Nominee)을 13일 발표했다. 관심을 모았던 최우수외국어영화상(Best Foreign Language Film) 후보에 중국 첸카이거 감독의 '무극'(The Promise)을 비롯해 중국 주성치 감독의 '쿵푸허슬', 프랑스 크리스찬 카리온 감독의 '메리 크리스마스', 팔레스타인 하니 아부 아사드 감독의 '천국을 향하여', 남아프리카공화국 개빈 후드 감독의 '초시' 등 5편이 올랐다. 아시아판 '반지의 제왕'으로 불리는 '무극'은 한국의 투자배급사 쇼이스트가 전체 제작비 3000만달러의 10%를 투자한 대작. 한국의 장동건, 중국의 장바이츠(장백지), 일본의 사나다 히로유키가 주연을 맡았다. 국내 개봉은 쇼이스트 배급으로 내년 1월말로 예정돼 있다. minji2002@mtstarnews.com 머니투데이가 만드는 리얼타임 연예뉴스, 제보 및 보도자료 star@mtstarnews.com<저작권자 ⓒ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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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하라의 출발 게이트에 설수만
있다면...
시작이 있기에 끝을 볼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모른다. 무엇이든 처음 시작이 어렵지 그 과정만 지나면 더욱 자신감이 생긴다. 사다리를 오르려면 한 손에 있던걸 포기해야 위로 오를 수 있다.
우리 인생도 때로는 뭔가 버릴 수 있는 과감성이 자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꼭 사하라가 아니어도 좋다. 우리의
자아를 찾기 위해 도전할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은 우리 마음속에 있을지도 모르기에...
인샬라…
2005. 9. 25.
Stage 1: Arabian
Highlights
Distance: 32.0 km
CP1: 10.5 km
CP2: 11.0 km
CP3: 10.5
km
CAMP WHITE DESERT
뜨겁다.
정말 뜨겁다.
예전 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 근무 할 당시, 가끔 사하라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할라스 바람에 온천지가 마치 오븐에서 구워지는 듯한 열기에 휩싸일 때가 있었다. 그러면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방안에 숨어 주위의 열기가 식어 시원해질 때까지 기다리곤 했다.
젠장, 하지만 이놈의 이집트 사하라 사막은 잠시나마 몸을 숨길 나무 조차도 없다.
나무는 커녕 주로에서는 제한 급수로 인해 항상 먹을 물도 부족하다.
5번째의 사막 레이스에서 이렇게 첫날부터 시작해 일주일 내내 덥고 힘들었던 적은 아마도 처음인 것
같다.
초기 출발은 즐거운 분위기 속에 편안하게 시작되었다. 적당한 속도로 달리면서 사진을 찍고 주변 경치를 감상하고 흥겨운 콧노래를 부르며 끝없이 펼쳐진 사막의 낭만을 만끽했다.
하지만 즐거운 흥분에 취한 우리들은 기나긴 행렬이 만들어 지는 가운데 출발시간이 9시였다는 걸 망각하고 있었다. 더욱이 9월이라는 시점은 여름의 마지막이라고도 볼 수 있으며 특히나 이곳 사하라는 적도와 가깝다 보니 같은 섭시 40~50도라도 고비사막하고는 그 열기가 다르다. 고비의 더위가 뜨거움이라면 이곳의 더위는 곳 죽음이다.
출발 후 코스는 평탄하고 끝이 안 보이는 평원이다.
처음에는 누런 색깔의 모래들이 펼쳐지다 어느 순간부터 석회석을 뿌려 논듯한 흰색의 모래들이 섞여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날씨가 덥다고 느껴졌지만 순조롭게 체크포인트 1을 통과하고부터는 드문드문 새하얀 바위들이 나타난다. 드디어 White Desert(백사막)로 들어가는구나 생각했는데 얼마 안가 이무웅님이 누워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무웅님이 쉬고 계시나 라고 생각했지만 Give Up!(포기)을 외치신다.
사막 레이스 한국 짬밥 2위의 베테랑이 농담하시나 생각했는데 다리에 경련이 생겼단다. 깜짝 놀라 재빨리 달려가 응급처치를 했지만 경련이 생겨 뒤틀린 양쪽 허벅지, 종아리 근육은 회복될 기미가 안 보인다. 얼마 후 어쩔 수 없이 지나가던 운영진 차량에 이무웅님은 몸을 맡기시며 다음 대회를 기약해야만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하라의 모습은 점점 본색을 드러내고 있었다.
머리 위의 태양은 모든 사물을 태워버릴 기세로
불을 뿜어대고 있다.사실 이번 대회를 위해서 비장의 무기인 3단 우산을
준비했다. 그것도 조난을 대비한 빨강색으로 어디서든 눈에 확 들어오는 강렬한 색으로 선별했다. 이번 사하라의 경우 그 어떤 대회와 비교할 수
없는 더위로 모두가 엄청난 고생을 했다. 나의 경우는 우산이 있었기에 살아 남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체크포인트 2에 도착을 하니 간이 텐트에는 한국팀을 비롯한 많은 참가자들이 누워있었다.
아니 쓰러져 있었다. 사막은
이미 불바다로 변해있었고 몇 평 안 되는 텐트에는 사람들이 널 부러져 있고 전쟁터가 따로 없었다.
아직도 사막의 열기가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뜨겁지만 단조로움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코스가 조금 위안이 됐다.
우산으로 최대한 몸을 가리고 뛰다 걷다를 반복하니 멀리 White Desert의 본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긴 언덕을 달려 거대한 기암 괴석으로 둘러싸인 캠프에 골인을 했다. 첫날 기록은 9시간 41분 40초
2005. 9. 26.
Stage 2: Marathon el
Qarawin
Distance: 42.2 km
CP4: 9.9 km
CP5: 9.5 km
CP6: 11.9 km
CP7:
10.9 km
CAMP TABLE TOP
어제의 레이스에서 10명이 탈락했는데 한국팀에서만 3명의 탈락자가 발생했다.
무난했던 코스를 감안했을 때 더위가 참가자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상상이 간다. 대부분 캠프에 들어올 때쯤은 초죽음이 되어서 정상이 아닌 상태가 많았다.
새벽부터 부산하게 서둘러 해가 뜰 무렵 출발을 했는데 처음부터 주위에 펼쳐진 새하얀 바위들의 풍광이 너무나 환상적이었다.
어제는 더위에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보니 오늘은 모두가 처음부터 열심히 달린다.
오늘의
작전은 일단 시원할 때 멀리 도망가는 것이다.
열심히 달리다 보니 어느새 첫번째 체크포인트를 지나 두번째 체크포인트에 도착을 했다.
체크포인트에서는 어제 탈락한 경선이가 자원봉사를 하며 한국팀을 응원해 주어서 커다란 힘이 되었다.
햐~! 가마솥 더위가 따로없네…
어제
처음에는 온도계로 기온을 확인하면서 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의미 없는 일 이란 걸 깨닫고 온도계를 처다 보지도 않았다. 그래도 지금은 너무 더워서 온도계를 봤더니 섭시 50도를 한참 지나있었다. 이미 모래지역으로 들어왔기에 불타오르는
사막에서는 우산도 소용 없었다. 너무 뜨거워서 주위를 살펴 보고 가자니 코스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커다란 바위가
있었다.
얼마나 쉬었을까?
결국 한 시간 이상을 머무르며 쉬다가 앞에 보이는 Dune(모래언덕)을 넘기 시작했다.
역시 Dune지역은 지열과 함께 느껴지는 체감 온도가 장난이 아니다. 한증막이 더 뜨거울
지 사하라가 더 뜨거울지 궁금해진다.
대장간의 달궈진 쇳물처럼 뜨거운 모래언덕을 오르락 내리락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니
언덕아래 멀리 마지막 체크포인트가 보인다. 물을 먹을 수 있다는 안도감에 힘차게 뛰어내
려갔다.
무더위 속에 한번 떨어진 체력은 쉽게 복구가 안 된다.
더욱이 오늘부터 신발과 마찰을 일으키는 양쪽 엄지와 새끼발가락의 물집들이 괴롭힘을
시작했기에 고통은 더욱 배가됐다.
마지막 10.9.km도 장난이 아니다.
이미 에너지가 소진된 몸이라 한발 한발이 너무 힘들고 그와 더불어 물집 잡힌 발의 통증
도 점점 심해지니 말 그대로 진퇴양난이었다. 다음 코너를 돌면 캠프가 나올 것 같은 구불
구불한 코스를 따라 제한 시간을 얼마 안 남긴 13시간 17분 30초에 골인을 했다. 롱데이가
따로 없어는 긴긴 하루였다.
2005. 9.
27. Stage 3 : Roman Ruins
Distance: 32.1 km
CP9: 8.5
km
CP10: 8.6 km
CP11: 7.0 km
CAMP ICE CREAM
CONE
일주일 대회 중에 가장 더웠던 어제의 시간을 뒤로하고 또 다른 활기찬 하루의 시작이 밝았다. 하지만 아침을 가장 먼저 반겨준 것은 나의 몸을 온통 뒤덮고 있는 모래들의 인사다. 어젯밤부터 새벽까지 모래폭풍이 선수들이 머무는 캠프를 휩쓸고 지나갔다.
오늘도 출발시간이 새벽에 이루어지는 관계로 밥 먹으며 짐을 챙기느라 모두가 바쁘다.
나 또한 부지런히 정신 없이 출발 준비를 마치니 바로 출발시간이다.
첫번째 체크포인트까지는 양쪽으로 낮은 구릉들을 끼고 가는 모래지역이다.
이집트 사하라 사막의 특징은 보기에는 딱딱해 보이는 땅들도 막상 밟으면 김빠진 맥주마냥 푸석푸석한 느낌이 들며 봉숭아 뼈까지 빠지는 지역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달릴 때 상대적으로 체력 소모가 많아지고 착지가 불안해 지는 결과가 생긴다. 불안한 착지는 결국 물집을 발생시키는 주범이 될 수도 있다.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르라고 했다.
사막에서는 사막을 달리는 주법이 따로 있다. 사막 주법은 쉽게 말해서 달릴 때 발이 모래에 덜 빠지는 주법이다. 모래 위를 달릴 때 강력한 킥은 체력 소모와 더불어 발이 모래에 빠지는 결과로 나타난다. 모래에 덜 빠지는 방법은 발 전체를 이용하되 킥 모션을 줄인 가벼운 발걸음이 이상적이다. 나의 경우 달림이 치고는 무거운 편이다. 하지만 사막 주법을 터득한 뒤로는 사막을 달릴 때 발이 모래에 빠져서 고생하는 일은 별로 안 생긴다.
첫번째 체크포인트를 지나서 부터는 모래언덕의 시작이다.
사방으로 펼쳔진 엷은 오렌지색의 모래언덕들을 넘고 넘어 점으로 연결된 발자국들을 따라 쫓아가다 보니 이무웅님, 이동욱님, 정혜경님을 만날 수 있었다. 이무웅님은 비록 포기는 했지만 번 외 경기 참가로 다른 한국 참가자들의 안내자 역할을 충실히 하시고 계신 모습에 어르신의 위엄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금 활력을 찾으신 모습에 안도감이 든다.
오아시스.
정말 사막의 오아시스는
있었다.
오렌지색의 사막 한가운데 커다란 종려나무로 이루어진 섬이 하나 있었는데 지금껏 여러 번에 걸쳐 사막을 다녀봤지만 이번과 같은
오아시스는 처음 본다.
섬의 꼭대기에서는 샘물처럼 물이 솟아 오른다. 아주 오래 전부터 마르지 않고 항상 일정하게 물이 나온다고 하는데
아마도 이 오아시스는 사하라의 역사와 함께한 동지일 것 같다. 시원스레 모두가 한바탕 물 놀이를 즐겼다. 지치고 힘든 길을 왔지만 모두의
얼굴에서 잠시나마 웃음과 낭만을 만끽할 수 있었다.
또다시 모래밭을 헤쳐나가는 코스다.
다행스럽게 자갈이 섞여있는 코스라 걷기가 수월했다. 하지만 망가지고 부운 나의 발은 신발이 이미 버틸 수 있는 허용한계치를 넘어선 상태라 깔창을 빼고 조심 조심 걸을 수밖에 없는 상태였다.
이상하리만큼 사막에서는 일단 한번 물집이 생기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가혹하리 만큼 철저하게 망가진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게 물집 예방인데 그 관건은 자기 발에 잘 맞는 신발과 발가락 양말의
선택으로 나눌 수 있다. 사막에서는 두 가지 조건 중 한가지만 어긋나도 심각한 영향을 받기에 항상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오늘 날씨도 어제와 별반 다를 게 없이 뜨겁다.
지나가는 코스에서 만나는 암석이나 돌 무더기 그늘만 생기면 일단 머리부터 들이 밀고 쉬었다 가기 일수다. 마지막 코스 주변을 살펴보면 여기저기 바위 그늘에 숨어있는 참가자들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주최측에서도 원활한 대회 진행과 선수들의 탈진을 막기 위해 마지막 체크 포인트에서 의료진을 대기 시키고 30분간은 의무적으로 쉬게 만들었다. 꿀맛 같은 단잠은 다시금 길을 갈수 있는 활력을 준다.
갈색의 계곡을 벗어나니 넓게 트인 평원이 나왔다.
아주 저 멀리 끝에 모래산이 보이고 주변은 온통 모래와 마치 아이스크림을 쌓아둔 백색의 암석들로 뒤덮인 세상이 펼쳐져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이동욱님과 그늘에서 쉬다가 힘을 모아서 백색의 평원을 건넜다. 하지만 우리의 희망, 최연소 참가자 장한이 오늘 레이스에서 포기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늘 기록은 9시간 51분
2005. 9.
28. Stage 4 : Rally of the Pharoros
Distance: 40.5 km
CP12:
9.9 km
CP13: 10.2 km
CP14: 12.0 km
CP15: 8.4 km
CAMP BLACK
DESERT
일주일간의 대회 중 오늘이 딱 중간되는 날이다.
이제는 참가자들이 사막 생활에 어느 정도 내성을 갖추고 적응이 끝났다고 볼 수 있는 시점이다. 그래서인지 오늘 새벽부터 참가자들의 발걸음이 빠르다. 새벽 별 보기 운동도 아닌데 달리다가 우연히 바라 본 새벽 하늘의 반짝이는 아름다운 별빛은 참가자들의 헤드랜턴 불빛과 조화를 이뤄 몽환적인 사하라의 아침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그 사이 2003년 고비사막 대회의 텐트 메이트 방구쟁이 브랜튼이 '오~
제씨!’하면서 말을 건다. 자기는 이번 사하라 완주하고 내년 1월 남극 대회에 도전을 해서 그랜드 스램을 달성하겠다고 이야기한다. 나도 내년
아타카마 사막 대회 완주하고 그 다음해에 남극 가겠다고 하니 자기가 먼저 갔다 와서 노하우를 전수하겠다며 웃는다. 그래 고맙다
친구야.
초반에는 조경일님과 함께 달렸다.
조경일님은 재일동포로 전형적인 착한 아저씨의 모습이다. 그렇지만 프랑스에서 유학한 덕분에 유창한 프랑스 말과 일본어, 영어, 어눌하지만 씩씩한 한국어 등 4개 국어에 능통한 엘리트로 한국과 일본, 동남아시아를 누비고 다니는 비즈니스맨이다. 달리기와는 관계없는 삶을 살다 어느 날 갑자기 고비사막 대회를 참가하겠다며 1년을 준비한 엉뚱함이 있기에 나와는 코드가 잘 맞는 낭만파 아저씨다.
날이 밝으니 코스의 정체가 확실히 들어 난다.
이곳도 백 사막의 영향권인지 마치 오렌지색 모래 위에 흰색의 밀가루 가루와 밀가루 반죽 덩어리를 뿌려 놓은듯한 느낌이 들었다. 중간의 모래지역만 빼고는 전반적으로 평탄한 코스를 냅다 달려 두 번째 체크포인트에 도착하니 여러 참가자들의 모습이 보였다.
물과 에너지를 보충하고 길을 나서는데 그 동안 잠잠하던 발가락 물집 통증이 되살아나며 나의 가는 길을 물고 늘어졌다. 발이 아프니 속도가 안 나고 날씨는 더워지고 짜증이 나면서 미칠 것 같았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기에 코스에서 약간 벗어나 앉아 주머니칼로 신발의 옆 커버를 다 뜯어 냈다. (이날은 커버만 뜯었지만 결국 롱 데이 때는 신발에 구멍을 내서 발가락이 빠져 나오게 하는 극약처방까지 했다.) 발이 붓고 발가락이 아프다 보니 신발을 신을 때 약간 틀어서 발을 집어 넣고 안에서 다시 틀어 신어야지 발이 들어갔다. 사막에서는 신발이 제일 중요하다. 그런데 발 사이즈가 크다 보니(대회용 295mm~300mm) 매번 신발 선택 시 맞는 사이즈가 적어 고생을 한다.
신발 때문에 씨름하는 사이 많은 주자들이 지나가다가 괜찮으냐며 걱정을 해주었다.
어렵사리 모래지역과 폭염을 뚫고 세 번째 체크 포인트에 도착하니 만사가 귀찮아 진다. 한숨 자고 갈까 했지만 얼마 남지 않은 거리 한번에 가기로 했다. 정혜경님과 같이 길을 가는데 이 언니 정말 생생하다. 도대체 뭘 먹고 자랐기에 사하라에서 펄펄 날아다닐까? 라는 의문이 생긴다. 혹시 그 몸에 좋다는 사하라 전갈을 혼자서 다 먹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하여튼 내가 ‘사막의 딸’로 임명할 정도로 한국팀 중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았다.
이제부터 지형이 바뀌어 말똥 같이 검은 돌맹이 들과 작은 검정의 자갈들이 뿌려져 있는 흑 사막 지대를 관통하는 코스다. 나무 한 구루 풀 한 포기 없는 황막한 검정색 언덕으로 이루어진 코스를 만화 주인공 스머프가 뛰어가듯 룰루랄라 하며 가는데 앞쪽에서 누군가 비상 신호를 보낸다. 그곳에는 호주의 길스가 더위를 먹고 쓰러져서 누군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재빨리 응급처치를 하고 호각을 불어 운영진 차량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때 거짓말 같이 저 쪽 언덕 너머에서 운영진 차량이 나타났다. 예전 ‘짱가’라는 만화 주제가가 떠올랐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짜짜짜짜짱~가’. 그래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호각을 불면 된다.
마지막 언덕에서 만난 텐트 메이트 일본의 미에와 나란히 골인을 했다.
오늘 기록은 10시간 56분 50초
2005. 9. 29~30.
Stage 5 : Sand, Rocks and
Springs
Distance: 80.0 km
CP16: 7.7 km
CP17: 7.3
km
CP18: 7.4 km
CP19: 9.6 km
CP20: 8.5 km
CP21: 10.5 km
CP22:
10.0 km
CP23: 10.0 km
CP24: 9.0
km
어젯밤에 생일을 맞이한 참가자들의 합동 생일 파티가 있었다.
한국에서는 경선이가 생일이기에 또 다시 우리들만의 자그마한 파티도 벌였다. 사하라의 별 빛 아래
케익을 나눠 먹으며 오손도손 함께 즐기는 사하라의 낭만과 여유. 새벽부터 정말로 마지막 관문인 롱데이의 시작이지만 모두가 축제 분위기 속에
자유를 만끽 할 수 있는 이곳의 여유가 마냥 좋다.
잠도 제대로 못 잤는데 깜깜한 새벽에 출발이란다.
저 멀리 약간의 참가자들 불빛을 쫓아 사뿐사뿐 날아가는데 이동욱님이 최후미에서 힘겨워하며 길을 가고
있었다. 마라톤과 울트라 베테랑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니 현지 적응과 대회 당일 컨디션의 중요성이 새삼
느껴진다.
첫번째 체크포인트에서는 사막의 성수인 콜라가 어김없이 지급됐다.
대부분의 참가자가 아끼고 아껴 먹느라 배낭에 고이 간직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의 경우도 한참을 가서 먹었다.
새벽의 상쾌함 덕분인지 발도 안 아프고 컨디션도 좋고 코스도 완만한 구릉의 연속이라 지루하지 않고 편해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모래를 박차고 순조롭게 달리다 보니 어느덧 두 번째 체크포인트다.
물을 보충해서 길을 가는데 뒤쪽이 시끄럽다.
우리보다 3시간 늦게 출발한 선두권 주자들이 뛰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1등을 차지한 캐나다의 레이, 2등인 대만의 케빈, 3등인 미국의 조셉이 나란히 뛰어오는 것이었다. 그리고 얼마 후 제주 철인 안병식님이 달려오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참가자들 페이스가 무척 빠르다.
잠깐 머뭇거리면 앞 사람을 놓칠 정도로 모두가 상당한 속도로 내 달리고 있었다. 길고 긴 평원을 지나 세 번째 체크 포인트에 도착하니 김성관님, 창용찬님, 송경태님이 계셨다.
롱데이는 장거리 코스라 미스터 코리아 출신인 창용찬님을 주축으로 김성관님, 정혜경님이 번갈아 돌아가며 시각장애인 송경태님의 도우미 역할을 하기로 했다. 일반 정상인들도 힘든데 앞이 안 보이는 어려움과 몇 배의 체력 소모로 인한 반 탈진 상태로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송경태님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송경태님도 그랜드슬램에 도전하고 싶다고 한다. 그랜드슬램을 향한 동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게 반갑기만 하다.
네 번째 체크 포인트에서 다섯 번째로 넘어가는 길은 모두의 진을 다 빼놓은 가도 가도 끝없는 평지의 연속이었다. 머리 위의 태양은 이미 폭발을 하여 살인적인 열기를 뿜어대고 있는데 아무데도 숨을 곳이 없는 벌판에서 우리들이 할 일은 죽었다 생각하고 앞만 보고 걸어가는 일밖에 없었다.
사막 레이스는 인내력의 시험장이다.
누가, 얼마나 오래 버티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는 어찌 보면 단순 무식한 레이스다. 인간과 인간의
싸움이 아닌 자연과 인간과의 싸움이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마침내 끝이 없어 보이던 길의 마지막. 언덕 아래 저 멀리 수풀이 우거진 마을이 보였다. 이제 뛰어 갈 힘도 없다. 터덜터덜 길을 가니 마을 한가운데 커다란 나무가 있는 광장이 나왔다. 이곳이 다섯 번째 체크 포인트다.
광장 한가운데 누워 전통 차를 한잔 들이키니 피로가 몰려오며 스르르 눈이 감긴다.
동네 사람들이 다들 나와 생 거지로 변해 누워있는 참가자들을 보며 우스워 죽겠다는 듯 처다 본다.
한국팀은 떠나고 나는 혼자서 길을 갔다.
얼마 후 롱데이의 최고 하이라이트인 사하라 노천 온천을 만날 수 있었다. 레이스 브리핑 때 코스
중간에 온천이 있으니 충분히 쉬었다 가라고 했기에 무척이나 궁금했었다. 사막에서 온천 욕이라 상상만해도 낭만적이지
않나?
환호를
하며 온천수에 몸을 맡기니 그 동안 쌓였던 피로가 한 순간에 없어지는 느낌이다. 온천 욕을 하며 소중히 가지고 온
콜라를 마셨다. 콜라의 톡 쏘는 짜릿함이 온몸에 전율로 이어진다.
그래서 기다렸다가 이동욱님, 일본의 야수에, 미에와 함께 그룹을 만들어 떠났다. 해가 지고 어두워지니
전갈들이 돌아 다니는 모습이 보인다. 사실 사막에서 전갈들이 활개치는 모습을 처음 봤다. 잡아 보려고 했는데 너무 빨라 몇 번 시도하고
포기했다.
작은 마을을 지나 모래 지역으로 들어오니 코스 중간에 설치한 야광스틱의 불빛이 이어져 보인다.
자원봉사자들이 설치한 것 같은데 왠지 고생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나 성의 있게 설치를 잘
했다.
산을 오르는 건지 계속해서 오르막의 연속이다.
어둠 속에 길을 갈 때면 평상시보다 체력 소모가 많은 것 같다. 배도 고프고 힘도 들어서 체크 포인트에 도착하자마자 밥을 먹었다.
모래 지역이 끝나니 자갈밭의 연속이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모래 폭풍까지 불어대니 눈을 뜨기도 힘들다. 세찬 바람에 코스 표식이 떨어져 나간 곳이 여럿 있어 어둠 속에서 길 찾기가 쉽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침반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코스를 찾아나갔다. 내가 앞쪽에서 길을 찾아나가면 뒤에서 쫓아오는 방식으로 울퉁불퉁한 언덕을 오르는데 갑자기 이동욱님이 안보였다. 한참 후 오른쪽으로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 방황하는 이동욱님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막에서 밤에 길을 잃거나 동행자를 잃었을 경우 일단 높은 지형으로 이동해 랜턴을 끄고 주변을 살피면 분명 어딘가 불빛이 보인다. 그 후 방위를 확인하며 길을 찾아나가거니 야광스틱, 호각 등을 이용해 신호를 주고 받으면 된다. 다행히 커다란 사고 없이 다음 체크 포인트에 도착을 했다.
이동욱님과 야수에는 체크포인트에서 여러 참가자들 속에 섞여 비박을 하고 나와 미에는 논스탑으로 길을
갔다.
자연스레 중간에 만난 몇 명의 참가자들과 그룹을 이뤄 밤길을 헤쳐나가기를 몇 번 반복 후에 마지막 체크포인트에 도착을 하니 심신이 정상이 아니다. 어쩔 수 없이 비박을 하고 새벽에 떠나기로 했다.
롱데이 마지막 코스가 제일 멋있었던 것 같다.
모래와 검정색 자갈이 절묘하게 조화된 코스와 막판 두 번의 극단적인 각도의 숨막히는 오렌지색 모래언덕. 오렌지색 모래언덕 위의 하얀 백색의 캠프. 멀리서 바라만 봐도 흥분이 된다. 그리고 그 언덕 위에서
바라보는 아래의 세상이란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는 아무리 이야기해도 이해를 못할 것
같다.
긴긴 롱데이를 마무리하며 참가자들끼리 서로 인사를 나눈다.
‘고생하셨습니다….’
롱데이 기록은 23시간 23분 15초
2005. 10. 1. Stage 6 : The
Pyramids
Distance: 10.0 km
CP25: Pyramids of
마지막 날 마지막 레이스는 말 그대로 이벤트다.
롱데이 골인 지점에서 버스를 타고 카이로 시내로 이동을 한 후 10km의 짧은 도로를 달렸다. 부상이 심각한 참가자 외에는 거의 모든 참가자가 마지막 피니쉬 라인의 통과를 만끽했는데 말로만 듣고 사진, TV로만 보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눈 앞에서 보니 정말 잘 왔다라는 생각이 넘친다.
이집트는 세계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교통사고 다발 국가다.
우리들이 도로를 달릴
때 경찰의 에스코트도 도로 통제도 이곳 사람들에게는 남의 일이다. 차들이 사람을 보고 덤비는데 이건 한국은 아무것도 아니다. 사람, 차량,
말들이 뒤 엉켜 뭔 일이 생겨도 모를 정도로 무질서한 가운데 우리 눈앞에 갑자기 거대한 피라미드가 나타났다. 수 천년 세월의 역사를 담고 있는
피라미드의 무게 감에 압도를 당하니 짜릿함이 느껴진다.
수 천년을 같은 자리에서 인간들의 어리석음을 지켜봤을 스핑크스와
피라미드.
예전에는 이곳 스핑크스와 피라미드 지역부터 사막의 시작이라 죽음의 세계로 여기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사막을 달리는 나에게 이곳은 죽음의 세계가 아닌 새로운 도전의 세계이다.
나는 대열에서 이탈해 언덕에
올라 피라미드를 바라보며 나만의 세상에 잠시 빠져봤다.
나의 인생, 미래, 비전, 꿈 등 여러 가지 생각 속에 잠기며 이번 레이스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갖었다.
스핑크스를 벗 삼아 달리며 최종 피니쉬 라인을 통과했다.
또다시 해냈다는 즐거움과 함께 뒤풀이를 어떻게 할지 궁금해진다.
오늘 기록은 2시간 00분 43초. 총 73시간 10분 58초 77등으로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에필로그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 장군.
사막의 여우 독일의 롬멜 장군.
결과적으로 볼 때 두 위대한 장군들의 마지막은 행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역사는 이들을 패배자로 부르지 않는다.
이번 사하라 레이스에서는 한국팀에서 네 명의 참가자가 아쉽게 탈락을
했다.
하지만 이 네 분들은 진정으로 용기 있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결과만을 중시하다 보니 온갖 술수가 판치는 우리 사회에서 정정당당한 모습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주었기에 그들의 용기 있는 포기가 더욱 아름답고 떳떳할 수가 있다.
당신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나머지 우리들이 더욱 강건함을 갖을 수
있었습니다.
12명의 코리언과 함께 할 수 있었기에 행복했던 사하라의 열기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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