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감독 : 미야자키 하야오
*출연 : Rumi Hiiragi, Miyu Irino, Takeshi Naitou, Yasuko Sawaguchi
*기타 : 2002-06-28 개봉 / 124분 / 애니메이션,판타지,모험,가족

오랜만에 봤지만 정말 재밌다^^
나중에 영화평론가들의 글을 보니 정말 가관이었다.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의 "집합체" 라니..
확실히 여러 평론을 읽어보고 다시 재검토한 결과 여러가지를
알아낼수 있게 되었다.

사실 극장에서 봤던 쪽이 스케일도 크고 여러가지 이점이 있었지만,
대사라던가 영상의 부분부분을 놓치기 싫어하는 나로서는
이번의 두번째 감상이 확실히 더 득이 되었다.

이것은 분명 전체관람가이고, 약간의 판타지풍이 섞인 동화에 가깝다.
그렇지만 미야자키 하야오가 어른들에게 보내는 메세지를 나는
생각해보고 두가지를 논하기로 한다.


글이 길어서 묶어둡니다.


첫번째. "성장동화"
센(千)은 치히로(千尋) 에서 뒷글자만 뺀 이름이다. 이 단순한 이름장난이
두 의미를 가지고 있었으니, 하나는 "자신을 잃어버린 현대인" 을 뜻하고
다른 하나는 "다른 이름으로의 새 삶" 을 뜻한다.

이를 보여주려는듯이 초반의 치히로는 자신감 없고, 겁많은 외톨이이지만
(핵가족화된 현대사회를 의미한다) 중반에서는 목욕탕집에서 많이 다치고
일하면서 적극적이고, 생존능력도 많이 성장한다.

아무것도 못하는 치히로가 부모님의 도움도 받을수 없고, 주변사람들은
자신을 무시하고, 일하지 않으면 자신도 돼지가 되어버리는 상황속에서
이전까지의 소극적이고, 소심하며, 무사안일주의의 약한 마음을 버리고
새 삶을 갖기로 결심한다.

혹독한 사회신고식을 치루며 열심히 살아가는 치히로에게 "센" 으로서의
새 삶은, 무엇과도 바꿀수없는 소중한 재산이었던 것이다.
비록 상처투성이고 약한 몸뚱아리지만, 여전히 미야자키 하야오는 열심히
그리고 강하게 사는 캐릭터에게 행운을 아끼지 않는다.

둘째는 "가오나시" 의 두가지 의미.
가오나시(顔なし) 란 顔+なし 즉, "얼굴이 없다" 는 말인데 "무표정" 으로
쓸수있겠다. 그럼 무표정으로 사는 이유가 무엇이냐? 그것은 바로
"외톨이" 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순간 온갖 희노애락으로 자신의 모습을 변하게한다.
그러나, 그렇지않은 부류가 있었으니 바로 "외톨이" 되겠다.

가오나시는 작품내에서 신령도 아니고 그렇다고 말을 제대로 할수 있는
존재도 아니다. 그렇기에 신령대접도, 사람대접도 못받는것이다.
그런데 이런 가오나시에게 치히로는 순수한 마음으로 관심을 가져주고
예의를 갖춘다. 여기에서 가오나시가 치히로에게 끌리게 되는데
"사금을 만들어 낸다" 라는 재미있는 설정으로 "황금만능주의"를 풍자한다.


이제까지 신령이 아니라고, 또 말을 제대로 할줄 모른다고
무시하는자 누구냐! 여기 황금이 있소이다ㅡ
사람들은 외면하던 가오나시를 VIP 고객처럼 깍듯이 모신다.

그러나 여기서 미야자키 하야오는 말한다.


"황금은 사람의 마음을 살수없다" 라고.

밑바닥 생활의 고통을 즐기고(?) 있는 치히로에게, 그런 욕심따위
눈에 차지않는다. 왜냐하면 치히로에게 필요한건
"물질" 이 아니기때문이다.

좀더 현실적으로 다가선다면,
치히로가 온갖 애교로 황금을 많이 짜낸다
→ 목욕탕집 매상이 오른다
→ 유바바할매에게 좋은 이미지를 준다
→ 유바바할매가 아빠엄마를 풀어준다
결국 이쪽이 더 현실적인 해답에 가깝다.

그러나 미야자키 하야오는 "황금만능주의" 세상따위, 바라진 않았던거다.
아빠엄마구출이 더 늦어져도 아니 결국 못 구하게 되더라도,
치히로의 세상을 보는 눈과 행동양상의 변화를 확실히 매듭짓고 싶었던거다.

비록 값비싼 대가를 치루더라도, 현실과 타협하지않고
강하게 성장시키고 싶었던것이다.

가오나시의 다른 하나의 의미는, 전자처럼 황금만능주의의 비판을통해
"부잣집아들내미는 마음으로산 친구가 없다" 라는걸 뜻하기도하지만,
"현대인들은 너무 독자적이고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 정(情)을 주지않는다"
라는 상징적인 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핵가족화된 현대사회에서는 자기일만으로도 너무 바빠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 정이 없다는게 아니라 정을 줄 여유가 없다는것.
겉으로는 괜찮은데 어딘가 마음속 한구석은 왠지 비어보인다. 랄까.
현대인들의 그런 약한 내면의 모습을 상징하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 영화라면 이 네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있다.
『순수』, 『성장』, 『자연』, 『판타지』
그의 진의를 알기에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ㅡ^

p.s.

극장에서 볼때 정말 실감났던 씬.


평범한 가장이 외제차 아우디를 몰고있다.. 상당히 아이러니했던 부분.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