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차 운전
기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



*자동변속기(AT) 운전면허가 따로 있을 정도로 자동변속기의 선호도가 높다. 자동변속기가 없던 시절에는 자동차 운전이 대단한 도전이었다. 수동변속기는 출발, 변속 등이 어려워 운전면허를 따면 고시라도 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언덕길 정차는 초보운전자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자동변속기는 초보운전자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일련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편리한 장비다. 액셀러레이터만 밟으면 부드러운 출발이 이루어지고, 언덕에서 출발할 때도 차가 뒤로 밀리지 않는다.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핸들만 돌리면 된다지만 자동변속기도 운전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고,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와인딩로드에서는 기어 낮춘다


보통의 운전자들은 셀렉트레버를 D레인지에 고정시켜 놓고 운전하면 된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살펴보면 여러 가지 기능이 있다. 자동차회사와 차의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설정되어 있지만 보통은 D, D3, D2, D1레인지로 구분되고, 오버드라이브(O/D)나 HOLD 기능이 있다. 이런 기능은 자동변속기를 수동기어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즉 운전자가 직접 변속기를 움직이도록 한 시스템이다.       

이 기능은 언덕을 오르내릴 때,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할 때 큰 효과가 있고, 가속 때도 도움을 준다. 특히 와인딩로드가 많은 곳에서는 이 기능을 반드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한계령을 올라간다면 아래쪽 경사가 덜한 곳에서는 D3레인지에 맞추고, 한층 가파른 곳에서는 D2를 사용한다. 셀렉트레버를 D레인지에 고정한 채로 언덕을 올라가면 잦은 변속을 일으킨다. 속도가 떨어지면 저단기어로 변속되고, 가속이 붙으면 기어가 올라가 불쾌감을 느끼게 된다. 셀렉트 위치를 바꿔 줌으로써 꾸준하게 힘찬 드라이빙을 해야 한다.

내려갈 때도 마찬가지로 셀렉트 위치를 조정해 엔진 브레이크를 이용한다. 엔진 브레이크란 기어가 들어가 있는 상태로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면 자연스럽게 속도가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비탈이 심한 도로에서는 이 기능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올라갈 때와 마찬가지로 경사가 심한 곳에서는 D2 혹은 D1레인지에 셀렉트레버를 넣어 엔진 브레이크를 활용한다. O/D나 HOLD도 같은 기능이다.

긴 내리막에서는 가능하면 풋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말고, 엔진 브레이크만으로 속도를 조정할 수 있도록 셀렉트 위치를 바꾼다. 경사가 심한 긴 내리막에서 풋 브레이크만 사용하면 베이퍼록(브레이크 오일이 끓어 기포가 생기는 현상)이나 열 페이드(브레이크 패드나 라이닝이 뜨거워져 제동력을 잃는 현상)가 생기므로 주의한다.

가속할 때도 셀렉트 위치를 아래서부터 위로 차례로 움직여 수동변속기처럼 움직이면 더욱 힘찬 가속이 가능하다.

급가속을 하거나 추월을 시도할 때 액셀러레이터를 꽉 밟으면 킥다운이 일어나면서 저단 기어로 변속되는 기능이 있다. 편리하기는 하지만 연료소모가 많아지므로 가급적 셀렉트 위치를 움직여 가볍게 가속을 한다.

최근에는 국산차에도 수동 겸용 자동변속기가 달리고 있다. 고급 스포츠카에 처음 도입되어 이제는 대중화되었다. 셀렉트레버 한쪽에 별도의 게이트를 만들어 (+), (-)로 표시해 놓은 곳이 있다. (+)쪽으로 밀면 기어가 올라가고, (-)쪽으로 당기면 내려가 가감속을 수동변속기처럼 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시내에서는 주로 D레인지로 주행하지만 속도가 나는 고속도로나 외곽도로에서는 수동변속 기능을 사용한다. 엔진 브레이크를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 기능을 잘 활용하면 고속도로에서 풋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왼발 브레이킹 도움되어


수동변속기(MT)의 엔진 브레이크 사용법은 어렵지만 자동변속기는 셀렉트 위치만 바꿔 주면 되므로 초보운전자도 충분히 조작이 가능하다.

자동차경주에서 사용하는 변속기는 클러치를 밟지 않고 변속하는 이른바 ‘시퀀셜 트랜스미션’이다. 클러치는 출발할 때만 사용한다. 이 트랜스미션은 수동변속기의 장점인 가속성을 살리고 자동변속기의 장점인 빠른 변속을 활용한 기술이다.

자동차경주에서는 엔진 브레이크 사용이 절대적인데, 수동변속기는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하는데 기술이 필요하고 시간이 걸린다. ‘힐 앤드 토’ 기법으로 엔진 브레이크를 걸지만 코너링 중에는 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그러나 자동변속기나 시퀀셜 미션은 클러치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할 수 있다.               

자동변속기는 토크컨버터라는 오일통을 이용해 엔진과 변속기를 연결한다. 이 오일통이 변속시기를 늦춰 가속이나 엔진 브레이크의 반응을 떨어뜨리지만, 시퀀셜은 기계식으로  연결되어 엔진의 반응을 직접 받는 반자동 변속기다. 이 변속기는 값이 수천 만 원에 달해 주로 경주용차나 수퍼 스포츠카에 쓰인다.

자동변속기는 클러치가 달리지 않아 운전 중 왼발이 할 일이 없다. 오른발만 사용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운전하면 양다리의 균형을 잃을 수도 있다. 왼발로 브레이킹을 하면 운전기술도 발전시키고 발의 균형을 유지할 수도 있다.

자동차경주나 스포츠 드라이빙에서는 수동기어 차로도 왼발 브레이크를 사용한다. 특히 일반도로에서 경주를 하는 랠리에서는 왼발 브레이크가 필수적이다. 왼발을 쓰면 한 템포 빠르게 브레이킹을 할 수 있고, 가속도 빠르게 시작할 수 있으며 코너링 중에도 브레이크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차가 미끄러질 때 자세를 바로잡기도 좋다. 자동변속기는 왼발 브레이크를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처음에는 급제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연습을 통해 습관화시키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동변속기도 경사가 심하면 출발할 때 뒤로 밀리는데 이 기술을 익히면 심한 언덕길에서의 출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동변속기라고 마냥 편하게 생각하지 말고, 기능을 활용해 좀더 안전하고 경제적인 운전을 하기 바란다.


 용어해설                                                                                                         
*시퀀셜 트랜스미션 
쉽게 말해 자동차경주 전용 변속기다. 일종의 반자동 변속기로, 최근 많이 보급된 수동겸용 자동변속기에 사용되는 시스템과 유사하다. 클러치를 사용하면서도 AT처럼 변속할 수 있어 수동변속기와 같은 구동력을 얻을 수 있어 가속성이 좋고, 엔진 브레이크도 재빨리 할 수 있어 경주용차에 알맞다. 코너링 중에 변속이 가증하고, 가속시 변속도 간편하게 해낼 수 있다. 엔진 브레이크 때 힐 앤드 토를 사용할 필요도 없어 편리하다. 수 천 만원에 이르는 비싼 가격이 단점. 국내 GT 레이스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오버드라이브(O/D) 
자동변속기 기능의 한 가지. 3단 자동변속기에 오버드라이브 기능을 추가해 4단 변속기처럼 활용하고, 엔진 브레이크에도 효과적으로 사용한다. 변속기 시프트 레버에 스위치가 달려 있으며 계기판에 작동여부가 표시된다. 그러나 요즘 변속기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베이퍼록(vaper lock) 
브레이크 계통은 유압식으로 되어 있고, 유압에 의해 브레이크가 작동한다. 하지만 오일이 열을 받으면 끓어 올라 제기능을 잃는다. 과도한 브레이크 사용으로 오일이 끓으면 기포가 생기고, 오일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브레이크가 듣지 않는다. 여름철 한계령 같은 긴 내리막을 갈 때 풋 브레이크만을 사용하면 브레이크의 성능이 한계에 이른다. 초보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나쁜 습관이다.
 브레이크 패드와 디스크 로터의 마찰열로 발생하는 ‘열 페이드 현상’도 원인은 같다. 두 가지 증상이 발생하면 브레이크가 필요한 시점에 브레이크를 사용할 수 없는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이므로 엔진 브레이크 사용을 습관화해야겠다. 베이퍼록이 발생한 후에는 반드시 오일을 교환한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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